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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2)
등록일 : 2015-11-06 01:14


제가 서울을 떠나 유학을 간 것은 80년입니다.  

이 책은 그 뒤 서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를 기가 막히게 잘 다루고 있습니다. 

마치 몇 십년 오랜 잠을 깨고 난 사람 (립반윙클이던가 그런 우화가 있죠?)에게 지난 몇 십년간 무슨 일이 있었는가를 디브리핑해주는 그런 기분이 드는 책입니다.  감탄에 감탄을 하면서 계속 읽고 있습니다.  (원래 한 번에 정리하고 넘어갈려던 책인데, 두 서너번 더해야겠습니다. 원문보다 해석이 더 길어지겠네요.  책이 아주 짧거든요. )

저는 가끔, 이성계와 정도전이 한양에 정도한 이후 서울에서 벌어진 일 중 가장 큰 일이 뭐냐...이런 질문을 던지죠.

개인적으로야, 저의 탄생이 제일 중요한 사건이겠으나, 전체적인 맥락에서 볼 적에,  아니 민주적으로 생각해 볼 때, 역시, 아파트...이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한국의 지난 3-40 년간, 그리고, 앞으로 수년간, 한국의 거의 모든 정치 경제 현상은 서울의 아파트라는 하나의 덩치 큰 변수로 거의 모두 설명할 수 있다고 늘 생각합니다. 

아파트 가격이 올라서 중산층이라는 생각이 든 사람들, 아파트 가격이 더 올라서 자신이 상류층이라는 생각이 든 사람들...그 사람들의 투표 성향...

사실, 그것이 거의 모든 선거를 다 결정한거죠...보수화...사실 아파트에서 시작한 겁니다.

난 상당한 재산을 가지고 있다. 늘리지는 못하더라도 지키곤 싶다.  그런데, 저 쉬기들이...저런 종북/좌파/유대인/볼쉐비키/보나파르트파/빨갱이/에이즈환자/문둥병환자 쉬기들이...

이게 우리나라 보수 (의 철옹성이라는 강남 3구)의 정신세계의 핵심입니다.

거기서 시작해서 모든 것을 다 동원한거죠. 시작과 핵심은 거깁니다. 

요사이는 강남출신 판사들과 그렇지 않은 판사들의 판결마져도 갈린다고 하더군요...강남 대형교회의 목사님들도 큼직한 비리를 저지른 후 반발하는 장로들이 출현하면, '종북좌파놈쉬기들의 음모...'라는 표현이 그대로 튀어나옵니다.  야이 쉬벌넘아, 니가 헤쳐먹은것과 좌파와 뭔관계냐...라는 초교파적 신앙적질문이 강남신학적으론 좌빨넘들의 선동이 되는거죠. 이거야 원...이 친구들은 수녀복 속에 기관총숨기고다니던 해방신학의 맛을봐야, 좌빨 소리가 들어갈 것같군요...이넘들에게는 기관총보다는 역시 물에 적신 애정어린 사랑의 빠따가...

비리건 실력이건 야마시건 운이건 노력의 결과이건...자기는 가진자라는 의식이 이 친구들에겐 확실히 있는 거죠.

그리고, 자기의 소유의 시장평가 총액에 악영향을 미칠 어떠한 존재도 빨갱이로 보이는 겁니다.  약간 부연설명하면, 자기에게 손해를 줄 가능성이 있는 사람, 그런 논리를 펴는 사람들 가운데, 자기보다 적게 가진 사람은 좌파'로 보이죠.  웃기는 건, 자기에게 엄청 손해를 주는 논리를 펴더라도, 자기보다 엄청 돈이 많은 사람들은 절대로 좌파로 부르지 않습니다. 일단 이게 허부지게 웃기는 거죠.  마윈에게 인생의 갈 길을 물어보고, 버펫에게 우주의 철리를 물어보는데야...정말 두손 두발 다 들 수 밖에.  

아파트 가격의 상승이 주춤하자,  그것을 지키기 위해, 더 극보수화했죠.  그걸 올릴 것 같은 사람, 그 사람이 사기전력이 많으면 많을 수록, 더 믿음이 갔죠.  엄청 더 큰 사기를 쳐서, 내 아파트가격을 올려줄 것 같았거든요. 이해됩니다. 

한국의 보수화는 아파트를 통한 중산층의 확대가 설명할 수 있지만,  극보수화는 아파트가격이 주춤한 것으로 거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모두들 엄청 레버리지를 하였기 때문에, 아파트 가격이 조금만 내려도,  순자산이 거의 전부 소각되어버립니다.  소위 자산가 (프티 랑티에 프티브르조아) 에서 하우스푸어로 되어버립니다. 하우스푸어, 영어라고 뭐 좀 괜찮을 듯 하지만, 전혀...
 
아파트 가격을 1%라도 올려줄 것 같은 후보가, 정의고 민주고 상식이고 통일이고 평화고 그 따우 잡시러운 것들을 추구하는 후보보다 절실하게 필요했죠. 흠이 있으면 있을 수록 더 매력적이었죠. 더 유능한 것 같았거든요.  이 가진 사람 내가, 나의 순자산이 전부 소실될 판에, 그걸 올려줄 것같은 성공신화의 신화...당연히 몰표가 나오죠. 이해 됩니다. 저만해도, 누군가 요상한 놈이 제 재산이 다 날라갈 저를 구해준다면, 그넘이 히틀러 아니 히로히또 무솔리니 스탈린 아베래도 찍죠. 아니, 나서서 선거운동 걸지게 하죠...그래서 누구던 욕을 못합니다.  

아파트...생각해보면 기가 막힌 금융상품이었습니다.  저는 한국을 북괴잡넘들의 침략으로부터 지킨 것이 6.25때는 조봉암의 농지개혁이었고, 6.25 이후에는 아파트라고 늘 생각합니다.  백선엽장군이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워커힐(카지노)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좌우지간 저는 그 두개라고 봐요. 

1) 사기만 사면 중산층의 상징으로 자리를 매겨줄 수 있었고...
2) 부동산이면서도 (부동산의 치명적 결함인 환금성 부족이 없이) 환금성이 거의 현금과 엇비슷한 수준으로 높았고...
3) 분양청약경쟁이 높도록 분양가가 쌌고, 동시에, 건설회사는 거의 무리스크로 돈을 벌고, 산 사람은 거의 리스크 없게 재산이 불어나고...
4) 처음에는 싼 땅을 정부가 공급하느라 이것이 가능했지만, 나중에는 삼성이 리모델링을 비즈네스 모델로 업그레이드 시키면서 이 모델을 영속화했고...
5) 중동에서의 건설력을 흡수할 수 있었고
6) 그 버블을 수출경기로 유지할 수 있었고 (특히, 중동특수와 월남전특수)
7)소위 IMF 사태때도 유지할수 있었고...(이로서 남한의 아파트는 신화가 아니라 부동의 진실로 자리매김을 했습니다) 
8)전세시장에서 대기하다가 청약당첨으로 올라갈 수 있었고...
 
9) 거기다 들어가 살 수도 있고... 

저는 전 세계에 이렇게 Win-Win-Win을 만들어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성공한 금융상품의 유래가 없다고 생각이 든답니다.  국채시장을 만들어 전쟁비용을 수세기동안 성공적으로 조달했던 영국의 금융가들?  주식회사를 만들어, 지리상의 발견을 주도했던 이탈리아의 상인들?...글쎄요. 남한의 아파트라는 금융상품의 기발성과 천재성과 막강성 앞에서는 쭈그러 들죠. 

그 결과 수천조의 (거의 절대로) 꺼지지 않는다고 봐도 되는 튼튼 건강 자산을 만들어냈고, 거기에서,  안정된 구매력을 창출해 내었죠.  심지어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내 아파트 하나 팔면 이거 10개 사잖여? 식 쇼핑을 했죠. (예, 캐나다..)   70년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북한의 경제력을 남한이 따라가지 못했는데, 남한이 아파트에서 수천조의 아파트 재산을 만들어 내고나선 게임이 양상이 근본적으로 달라집니다.  부자와 빈자의 게임으로 바뀝니다. 북한이 남한의 아파트와 같은 금융상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면, 지금 게임의 양상은 아주 다르겠죠...거긴 능력있는 경제관료가 없었고, 수출시장이 막혀있었고...

저는 요사이 한국에 가서 지내는 날이 점점 많아 집니다. 한국이 아시아지역을 카바하기에 점점 편한 Hub가 되었거든요.  예를들어, 중국의 각도시를 카버하기엔 북경보다 서울이 더 편합니다. 방사선으로 부채꼴로 카바가 되거든요.  그래도 여전히 아파트에 적응을 못합니다. 강북을 고집하고, 공중에 붕떠서 잠을 잔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아파트서 어떻게 살어...

난 차라리 한강변서 텐트쳐...


아파트...제겐 영원한 이물질이요. 
저는 아파트에겐 영원한 이방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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